Cursor AI 실제로 써보니 — 코딩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을까

Cursor AI 실제로 써보니 — 코딩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을까

Cursor AI 실제로 써보니 — 코딩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을까

"Cursor 써봤어요?"

커피 타러 갔다가 옆 팀 개발자한테 이 말을 들었다. "아, 코딩 툴이구나" 하고 흘려들었는데 그 개발자가 덧붙였다. "요즘 비개발자들도 엄청 써요. 한번 깔아보세요."

나는 코딩을 모른다. HTML이 뭔지는 알고 마크다운은 쓸 줄 알지만 거기까지다. 저의가 있어 보였지만 일단 깔아봤다.

설치 첫날, 많이 당황했다

Cursor AI 실제로 써보니 — 코딩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을까

다운로드 자체는 쉬웠다. Cursor 홈페이지에서 설치 파일 받아서 실행하면 끝.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뜨는 화면이 VS Code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VS Code도 써본 적이 없으니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좌측에 폴더 구조 같은 게 있고, 가운데는 빈 화면, 오른쪽에는 채팅창 비슷한 게 달려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Cursor AI 사용법 초보"로 구글 검색했더니 영어 영상이 주르륵 나왔다. 한국어 영상도 있긴 한데, "컴포넌트 분리해보겠습니다" 같은 말이 나오는 순간 이미 이해 포기. 그래도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결국 핵심을 파악했다.

Cursor는 "AI한테 말로 코드 짜달라고 부탁하는 도구" 다. 내가 코드를 몰라도 "이런 기능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코드를 써주고, 그 코드를 바로 파일에 적용할 수 있다. 챗GPT랑 비슷한데 코딩에 특화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 만든 것: 엑셀 자동화 스크립트

두 번째 날에 이 발견을 했다.

나는 매주 월요일마다 팀 주간 보고 엑셀을 정리한다. 여러 시트에서 데이터를 모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인데, 손으로 하면 30~40분 걸린다. 줄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했지만 파이썬이니 매크로니 배울 엄두가 안 났다.

채팅창에 이렇게 썼다.

"엑셀 파일에 Sheet1, Sheet2, Sheet3가 있는데 각 시트의 A열 이름, B열 날짜, C열 수량을 모아서 Summary 시트에 합쳐주는 파이썬 코드 써줘."

15초 만에 코드가 나왔다. 근데 파이썬 실행 방법을 몰랐다. "이 코드 어떻게 실행해요?" 하고 물었더니 파이썬 설치부터 실행 방법까지 단계별로 설명해줬다. 중간에 에러가 났을 때 에러 메시지를 그대로 붙여넣었더니 뭐가 문제인지 바로 찾아줬다.

결국 됐다.

30분짜리 작업이 스크립트 실행 한 번으로 1분 안에 끝났다. "내가 방금 코딩을 한 건가 아닌가" 모르겠지만, 어쨌든 원하는 게 만들어졌다.

두 번째로 만든 것: 랜딩페이지

한 달쯤 지났을 때 프리랜서로 작은 프로젝트를 받았는데 상품 소개용 랜딩페이지가 필요했다. 외주 견적은 너무 비쌌고, Wix 같은 도구는 원하는 디자인이 안 나왔다.

반신반의로 채팅창에 써봤다.

"다크 톤으로 심플한 SaaS 랜딩페이지 만들어줘. 상단에 헤더랑 CTA 버튼, 중간에 기능 설명 세 개, 하단에 가격표. 반응형으로."

HTML, CSS, JavaScript 파일 세 개가 만들어졌다. 브라우저에서 열어보니 그럴듯한 랜딩페이지가 떠 있었다. 폰트도 나쁘지 않고 레이아웃도 깔끔했다.

완벽하진 않아서 "버튼 색깔 파란색으로 바꿔줘", "폰트 좀 더 둥글게" 하고 몇 번 수정 요청을 했다. 개발자랑 작업하듯 피드백을 주고받는 느낌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맞춰졌다.

클라이언트한테 보여줬더니 "이거 직접 만든 거예요?" 하고 놀라더라. 직접 만든 건 맞는데 AI가 코드를 짰다. 이게 직접인지 아닌지는 철학적 질문 같아서 넘어가기로 했다.

잘 되는 것 vs 안 되는 것

한 달 넘게 써보면서 정리한 리스트.

잘 되는 것들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가 제일 강점이다. 엑셀 데이터 정리, CSV 합치기, 특정 패턴 텍스트 추출 같은 작업은 원하는 걸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거의 다 된다.

간단한 웹 페이지도 생각보다 잘 된다. 정적 페이지, 간단한 폼, 포트폴리오 페이지 수준이라면 충분히 쓸 만하다. 기존 코드를 이해하는 것도 좋다. 누군가 만들어준 코드가 뭔 말인지 모를 때 붙여넣고 물어보면 설명해준다. 에러 디버깅도 마찬가지다. 에러 메시지를 그대로 붙여넣으면 원인과 해결책을 알려준다. 개발자 친구한테 맨날 물어보는 민폐를 줄여주는 기능이다.

잘 안 되는 것들

복잡한 기능 연결은 한계가 있다. 여러 API를 연결하거나 데이터베이스랑 붙여야 하는 경우, AI가 코드를 짜줘도 내가 에러를 이해 못 하면 결국 막힌다. 디자인도 내가 원하는 것보다 AI가 만들어주는 게 뭔가 아쉽다. 색상, 여백, 타이포그래피를 세밀하게 맞추려면 수정 요청을 너무 많이 해야 해서 지친다.

실시간 연동 기능, 카카오톡 알림이나 Slack 연동 같은 작업은 설정이 복잡해서 중간에 포기한 적도 있다. 보안 관련 작업은 내가 결과를 검증할 능력이 없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작업엔 쓰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유료 플랜 $20, 살 만한가

무료 플랜으로도 쓸 수 있는데 사용 횟수 제한이 있다. 하루에 몇 번 쓰다 보면 금방 한도가 찬다. 한 달 써보다가 유료($20/월)로 전환했다.

업무에서 쓴다면 충분히 값어치 한다. 반복 작업이 많고 간단한 도구나 페이지를 가끔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달 $20은 외주 한 건 맡기는 것보다 훨씬 싸다. 엑셀 자동화 스크립트 외주 주면 최소 10만 원은 줘야 하지 않나.

가끔 궁금해서 쓰는 수준이라면 무료로 충분하다. 한 달에 두세 번 쓸까 말까라면 굳이 유료 전환할 필요가 없다. 개발자라면 이건 내가 평가할 수준이 아닌데, 주변 개발자들은 Cursor 쓰고 나서 작업 속도가 확 달라졌다고 한다. 거의 필수 도구가 된 것 같다.

비개발자를 위한 실제 활용법 다섯 가지

코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방법만 추려봤다.

1. 엑셀·구글 시트 자동화

반복적으로 하는 엑셀 작업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A열에서 특정 값만 추출해서 새 파일로 만들어줘"라거나 "날짜가 특정 범위인 행만 남겨줘" 같은 요청이 잘 통한다. 파이썬 설치가 번거롭다면 구글 앱스크립트 코드를 짜달라고 하면 구글 시트 안에서 바로 쓸 수 있다.

2. 간단한 웹페이지 만들기

포트폴리오 페이지, 이벤트 소개 페이지, 링크 모아두는 페이지 수준은 Cursor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복잡한 로그인이나 결제 기능 없이 정보 보여주는 페이지라면 하루 안에 나온다. Netlify 같은 서비스로 무료 호스팅까지 연결하면 그럴듯한 사이트가 된다.

3. 텍스트 데이터 정리

수백 개 이메일 본문에서 주소 정보만 뽑아내거나, 여러 파일의 형식을 통일하는 작업. 손으로 하면 몇 시간, 코드 한 줄로 하면 몇 초가 되는 종류의 작업들이 여기 해당한다.

4. 모르는 코드 이해하기

누군가 만들어준 파일이나 코드를 받았는데 뭔지 모를 때 붙여넣고 물어보면 된다. 개발자 친구한테 물어보기 민망한 기초적인 질문도 여기선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5. 작은 자동화 도구 만들기

특정 폴더 파일을 날짜별로 정리해주는 스크립트,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를 이메일 형식으로 변환해주는 도구 같은 것들.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쓰는 용도라면 충분하다.

Cursor를 써보기 전엔 코딩 도구는 나랑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한 달 넘게 써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코딩을 못 해도 원하는 것을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Cursor가 코드로 만들어준다. 그 코드를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원하는 기능이 동작하면 어느 정도는 괜찮은 거라고 본다.

다만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완전한 비개발자에게는 중간중간 막히는 구간이 생긴다. 에러가 났을 때 왜 에러가 났는지 아예 감도 없으면 결국 막힌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에러가 났으니 이렇게 고쳐달라"는 맥락을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은 있어야 한다.

그래도 기초적인 활용은 충분히 가능하다. 나도 계속 쓰고 있고, 새로 발견한 활용법이 생기면 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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