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혼자 하는 법 — 학원 없이 1년 만에 토익 800 넘긴 직장인의 현실 루틴

영어 공부 혼자 하는 법 — 학원 없이 1년 만에 토익 800 넘긴 직장인의 현실 루틴

영어 공부 혼자 하는 법 — 학원 없이 1년 만에 토익 800 넘긴 직장인의 현실 루틴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혼자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직장 다니면서 영어 공부를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으니까. 퇴근하면 이미 저녁 7시가 넘고, 밥 먹고 씻으면 9시다. 학원은커녕 유튜브 영상 한 편 보는 것도 귀찮은 게 현실인데. 근데 1년 뒤에 성적표를 보니까 835점이 찍혀 있었다. 처음 쳤을 때 620점이었으니까 215점이 오른 거다.

어떻게 했냐고? 아침 20분, 퇴근 후 30분. 딱 이게 전부였다.

1. 직장 다니면서 영어 공부가 안 되는 진짜 이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인이라서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근데 솔직히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에너지가 없는 거다.

퇴근하고 나면 뇌가 이미 지쳐 있다. 오전부터 업무 결정에 회의에 이메일 쓰고 사람 만나다 보면 퇴근할 때쯤은 의지력이 바닥나있다. 이 상태에서 "자, 이제 영어 공부를 해야지" 마음먹어봤자 10분도 안 돼서 유튜브를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또 하나, 직장인 영어 공부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목표가 처음부터 너무 크다는 거다.

나도 그랬다. 처음에 "하루에 단어 30개, 문법 1단원, 리스닝 파트 2개" 계획을 짜놓고 3일 연속 못 지키면 그냥 포기해버렸다. 실패가 쌓이다 보니 "나는 영어 공부랑 안 맞나 보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문제는 공부를 안 한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감당이 안 되는 계획을 짰던 거다.

2. 학원을 포기하고 혼자 하기로 결심한 계기

직장 2년차 때 갑자기 회사에서 영어 면접이 생겼다. 공지가 뜨더니 한 달 뒤에 외국 바이어와 미팅이 있고 팀에서 영어 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나는 입사할 때 "영어 가능"이라고 써놨었는데, 현실은 토익 620점짜리였다.

패닉 상태에서 근처 영어 학원을 알아봤더니 성인 회화반이 월 20만원이었다. 문제는 수업 시간이 저녁 7시 30분인데 나는 정시 퇴근도 못하는 날이 절반이었다. 돈 내고 결석하는 상황이 뻔히 그려졌다.

그래서 학원은 안 가기로 했다. 그 20만원으로 교재 사고 앱 구독하는 데 쓰기로 한 거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혼자 하면 늘기는 하나?' 싶었는데, 오히려 내 페이스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다. 퇴근이 늦어도 괜찮고, 주말에 몰아서 해도 되고, 아프면 그냥 쉬어도 된다. 학원처럼 돈 내놓고 빠지는 죄책감이 없으니까.

3. 1년 루틴 공개 — 아침 20분, 퇴근 후 30분 세팅

이게 핵심인데 별거 없다.

아침 루틴 (출근 전 20분)

알람을 20분 일찍 맞췄다. 일어나자마자 폰으로 BBC Learning English 앱을 켰다. 짧은 오디오 클립이랑 스크립트가 같이 나오는 앱인데, 3~5분짜리 에피소드 하나 들으면서 모르는 단어만 노션에 기록했다.

단어를 외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눈에 익히는 거다. 같은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억된다.

아침엔 절대 문법 공부 안 했다. 아침부터 문법 붙잡으면 너무 힘들어서 다음 날 일어나기 싫어진다.

퇴근 후 루틴 (30분)

퇴근하고 씻기 전에 30분을 썼다. 순서가 중요한데, 씻고 나면 침대로 직행하게 되니까 씻기 전에 해야 한다.

  • 10분: 토익 문제 10문제 (RC 파트5 단문 위주)
  • 10분: 단어 복습 (아침에 기록한 것 다시 보기)
  • 10분: 유튜브 영어 채널 영상 1개

토익은 처음 6개월 동안 파트5만 집중했다. 파트5는 문법이랑 어휘가 섞여 있어서 하루 10문제 꾸준히 하면 실력이 제일 빠르게 오른다. 나중에 점수 보면 알게 되는데, RC 파트5가 잡히면 전체 점수가 확 올라간다.

주말 보충 (선택)

주말엔 ETS 공식 토익 문제집 한 세트를 풀었다.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걸 매주 한 건 아니고 격주로 했다.

4. 실제로 쓴 교재·앱·유튜브 채널 (돈 쓴 것 vs 무료)

돈 쓴 것

ETS 토익 공식 문제집 1~2권 — 각 15,000원 정도

가장 실전에 가까운 문제가 나온다. 시험 만드는 ETS에서 직접 만든 거라 문제 퀄리티가 다르다. 사설 문제집만 푸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시험이랑 난이도 차이가 꽤 있다.

해커스 토익 1000제 RC — 18,000원

파트5 집중 연습용으로 좋다. 문제가 많아서 반복 훈련에 적합하고 해설이 친절한 편.

스픽 앱 (월 19,900원, 3개월 구독) — 약 60,000원

스피킹 연습용으로 썼다. 토익 점수보다 자신감 쌓는 데 도움이 됐다. AI가 발음 교정해주고 대화 연습 시켜주는데, 부끄러움 없이 혼자 떠들 수 있어서 좋았다. 3개월 구독하고 나서 회사 바이어 미팅 때 그나마 버텼다.

총 쓴 돈: 10만원 이하

무료로 쓴 것

BBC Learning English (앱 + 웹사이트)

무료인데 퀄리티가 진짜 좋다. 뉴스, 일상 대화, 발음 연습까지 다 있다. 아침 루틴의 핵심이었다.

유튜브 — 영어 공부 TV

토익 파트5 문법 설명을 엄청 쉽게 해준다. 학원 선생님한테 배우는 것처럼 설명이 자세한데 무료다. 문법 개념이 헷갈릴 때마다 여기서 찾아봤다.

유튜브 — 타일러 영어

미국인이 한국어로 영어를 설명해주는 채널. 관용 표현이나 실제로 쓰는 영어 패턴 배우기 좋다. 잠들기 전에 뭔가 보고 싶을 때 가볍게 틀었다.

ChatGPT (무료 버전)

일주일에 3번 정도 짧은 영어 일기를 쓰고 교정받았다.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고쳐줘" 하면 어색한 문장을 바꿔준다. 생각보다 라이팅 실력에 많이 도움이 됐다.

5. 토익 점수 변화 — 솔직하게 공개

시점 점수 비고
시작 전 (모의테스트) 620점 파트5 30/40 수준
3개월 후 685점 처음으로 650 넘겨서 뿌듯함
6개월 후 730점 RC가 올라가기 시작
9개월 후 780점 LC도 같이 오름
1년 후 (실전 시험) 835점 목표 달성

처음 3개월이 제일 힘들었다. 공부는 하는데 점수가 별로 안 오르는 구간이다. 685점이 찍혔을 때 처음으로 "아, 이게 되는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6개월 넘어가면서 점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730이 찍히면 750을 목표로 하고, 750이 찍히면 800을 목표로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됐다.

LC는 RC보다 훨씬 천천히 올랐다. 초반 6개월은 거의 변화가 없다가 9개월차부터 올라갔다. 리스닝은 그냥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6.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을 때 다시 잡은 방법

4개월차 때 완전히 방전됐다. 출근하기도 바쁜데 영어까지 하려니까 몸이 한계였다.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근데 일주일 쉬고 나서 알았다. 쉬었다고 영어 실력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거다. 당연한 말이지만, 막상 쉬면 "다 잃어버리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생기잖아. 근데 아니었다.

그 이후로 피곤한 날엔 5분만 했다. 단어 5개만 보거나 영상 하나만 보거나. '최소 기준'을 만든 거다.

"하루 5분은 무조건 한다" — 이게 슬럼프를 이긴 방법이었다. 5분도 싫으면 팟캐스트 틀어놓고 멍 때리기. 뭐든 영어 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공부라는 식으로 기준을 낮췄다.

또 하나는 오픈카톡방이었다. 토익 공부하는 사람들 모인 방에서 인증 올리는 게 동기부여가 됐다. 혼자 하면 유일한 독자가 나 자신이지만, 누군가 보는 데서 기록하면 괜히 더 하게 된다.

7. 영어 공부 오래 지속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1년 동안 공부하면서 주변에서 실제로 영어가 늘었다는 사람들을 봤다. 그 사람들한테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목표를 잘게 쪼갠다.
"토익 800점"은 너무 멀다. "이번 달 파트5 정답률 75% 이상"처럼 당장 달성 가능한 걸 잡는다. 큰 목표는 방향이고, 실제 동기부여는 작은 목표 달성에서 온다.

둘째, 실패를 개인 문제로 안 본다.
"나는 의지가 약해"가 아니라 "이 방법이 나한테 안 맞는 거야"로 해석한다. 방법을 바꾸는 거지 포기하는 게 아니다.

셋째, 따로 공부 시간을 안 만든다.
통근 중에 팟캐스트, 밥 먹으면서 유튜브, 화장실에서 단어 앱. 삶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방식이라서 오래간다.

넷째, 점수 말고 경험을 쌓는다.
점수만 보면 슬럼프가 왔을 때 동기를 잃는다. 영어로 유튜브 댓글 달기, 자막 없이 드라마 보기, 외국인한테 길 알려주기 같은 경험이 쌓이면 점수와 별개로 성취감이 생긴다.

다섯째, 남이랑 비교 안 한다.
옆 사람이 3개월 만에 900점 됐다는 소리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내 출발선, 내 상황, 내 시간이 다 다르다. 남과 비교하면 항상 지는 게임이다.

"혼자 하면 안 된다"는 말, 틀렸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직장인한테는 혼자 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다. 내 스케줄에 맞게, 내 속도로, 내가 약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학원 가야 한다는 부담 내려놓고 아침 20분부터 시작해보세요. 1년 뒤에 다른 성적표를 받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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